4월은 참 오묘한 달입니다. 겨울의 잔재가 서서히 사라지고, 봄이 만개하는 순간을 맞이하는 때입니다. 햇살은 부드럽고 바람도 향기롭습니다. 이런 계절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시 한 권이 참 잘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. 시집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감정, 말하지 못했던 생각을 대신 말해주는 존재입니다. 특히 4월처럼 몽글몽글한 감성이 피어오르는 계절엔, 시 한 편이 하루를 따뜻하게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. 오늘은 4월의 감성에 딱 맞는 시집 3권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. 마음이 소란하거나 조용히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싶을 때 제가 전해드리는 시집들이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. 오늘 알려드린 시집 중 하나라도 이 글을 읽은 분의 봄에 어울리기를 소망합니다. 책장을 넘기는 잔잔한 바람처럼 조용하지만 마음속의 큰 울림을 가져가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.

1. 꽃을 보듯 너를 본다 – 나태주
- 출판사: 지혜
- 대표 시: 《풀꽃》, 《좋다》 등
- 분위기: 따뜻하고 소박한 감성
나태주 시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시집은 '문장이 이렇게도 다정할 수 있구나'를 몸소 느끼게 합니다. 짧은 문장 속에 사랑, 위로, 자연, 삶의 여유가 오롯이 담겨 있고, 읽을 때마다 마음이 말랑해지는 기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. 4월의 햇살처럼 부드럽고 잔잔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. 특히 누군가를 그리워하거나, 사랑을 다시 떠올리고 싶은 분들에게 따뜻한 감동과 몽글해지는 감성을 선물해줄 것입니다.
2. 사랑하라,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– 류시화 (엮음)
- 출판사: 마음산책
- 대표 수록 시인: 래리 얀센, 칼릴 지브란, 파블로 네루다 등
- 분위기: 감성적이고 철학적인 깊이
이 시집은 류시화 시인이 세계 여러 나라의 시를 엮은 번역 시집입니다. 짧은 글귀 속에 담긴 사랑, 상처, 치유, 관계에 대한 성찰은 오랜 여운을 남깁니다. 삶을 관통하는 말들이 너무 아름다워 한 줄 한 줄 음미하게 되는 시집입니다. 4월이라는 계절이 사랑과 인생을 떠올리게 만든다면, 이 시집이 깊고 넓은 시야를 선물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. 지혜로운 말들이 가득해 책갈피에 꽂아두고 자주 꺼내 읽고 싶은 시집입니다.
3. 우리가 서로를 구할 수 있을까 – 이문재
- 출판사: 문학과 지성사
- 대표 시: 《제비꽃 여인숙》, 《바람의 말》 등
- 분위기: 사회적 감성과 인간적인 따뜻함의 균형
이문재 시인은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시인입니다. 이 시집은 개인적인 고독, 도시의 풍경, 사람들 사이의 거리감을 시적인 언어로 섬세하게 그려냅니다. 봄이 오히려 외롭게 느껴지는 분들, 혼자라는 감정에 귀 기울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시집을 권합니다. 우리는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,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메시지가 마음 깊이 다가옵니다.